스페인시인, 안토니오 마차도 Antonio Machado

 

파울로 코엘료의 '마크툽'을 읽다가, 스페인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의 시를 접했다. 원문으론 아래와 같다.

 

Caminante, son tus huellas
el camino y nada más;
Caminante, no hay camino,
se hace camino al andar.
Al andar se hace el camino,
y al volver la vista atrás
se ve la senda que nunca
se ha de volver a pisar.
Caminante no hay camino
sino estelas en la mar.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진다, se hace camino al andar'

 

꽃 길이든 자갈길이든 그것이 어떤 길이든 간에, 내가 내 두발로 직접 걸어가는 길이 진정한 나의 길이 아닐까? 잘 다져진 콘크리트 길이든, 먼지 날리는 흙 길이든, 직선도로든, 꼬불꼬불한 도로든. 내가 느끼며 지나가는 곳이야 말로 나만의 의지로 만들어진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길이지 싶다.

 

저런 멋진 표현을 한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가 쓴 다른 시는 뭐가 있을까 호기심이 생겨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었다.

 

 

 

Antonio Machado (1875-1939)

스페인 '98세대'의 작가 중 한 명이다.

 

▷여기서 스페인 '98세대'란?

1898년 스페인이 미서전쟁에서 패배한 후, 많은 예술가들이 국가를 다시 세우고 스페인 국민들을 결속시키자는 목표를 갖고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이들을 일컬어 98세대 작가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안토니오 마차도, 아소린, 피오 바로하, 미겔 데 우나무노, 라몬 메넨데스 피달 등이 있다.

 

1898년에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사건은 스페인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세계 대국이 될 것이라는 꿈을 꺾어버리고 말았다.

이 1898년의 패배는 스페인 국민들에게 좌절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지성인들은 자신들의 무능과 좌절, 그리고 위축되고 쇠진해가는 조국의 참담함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은 스페인의 국가적 한()으로 확대되었고, 국제 사회에서의 위신 실추에 대한 반성을 통해 국가의 재건을 모색하는 국민 의식이 강조되었다. 스페인의 지성인들은 스페인 식민 제국의 종말에 즈음한 시대 상황을 한 마디로 '파멸'이라 불렀다. 그들은 이러한 파멸적 위기 의식으로부터 스페인의 민족 정신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시도했다.

이들은 우선 스페인이란 나라의 참모습을 발견하기 위하여 문화와 역사를 다시 고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농업의 활성화와 재정 개혁, 공공교육의 의무화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들은 또한 민족 정신을 재구축하고, 국가가 쇠퇴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서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분석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동시에 국민적 내분이나 정치적 불안정 등, 전쟁의 패배를 불가피하게 했던 몰락의 역사를 일깨워서 스페인 내부의 국가 질서를 확립하는 한편, 제국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스페인의 전반적 개혁의 당위성을 확고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참고- 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그의 주요작품으로는 <카스티야의 들>, <새로운 노래> 등이 있다. 장엄하고 사색적인 시풍을 구축하며 모더니즘 운동에 앞장섰다. 스페인내란 당시 공화정부를 지지하다, 후에 프랑스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사망하였다. 아래 첨부한 건 그의 삶에 대한 10분짜리 짧은 영상이다.

 

 

 

안토니오 마차도가 쓴 시 중 내 맘에 쏙 든 'Hoy es siempre todavía.'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해본다.

 

 

Toda la vida es ahora. Y ahora, ahora es el momento de cumplir las promesas que nos hicimos. Porque ayer no lo hicimos, porque mañana es tarde. Ahora.

 

모든 인생은 지금을 살아야 한다. 현재는 우리가 하기로 다짐했던 것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어제는 그것들을 하지 못했고, 내일 하기엔 너무 늦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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