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번역원 수업을 듣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게 벌써 몇 년 전이다. 시간과 공간적 제약 때문에 시도조차 못하다가 이번 정규과정 10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최종 합격이라는 감격스런 결과를 받았다.

 

인터넷과 블로그를 검색해도 번역아카데미 입학 시험이나 수업 내용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조금은 답답했었다. 그래서 혹시 나처럼 문학번역에 관심이 있거나 번역아카데미 수강을 원하는 사람에게 내가 이번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다.

 


 

 

먼저 수강생 모집 포스터!

 

 


 

 

모집 대상은 한국문학과 문화 번역에 관심이 있는 내외국인이다.

 

대학교 전공은 상관 없고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만 있으면 된다.

 


 

번역아카데미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정규과정

- 대상언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5개 언어권)

- 기간: 2년제 과정 (9월 입학제)

         주간과정 (평일 09:00-18:00 중 수업)

 

2. 특별과정

- 대상언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7개 언어권)

- 기간: 2년제 과정 (4월 입학제)

         평일 19:00-21:00 중 수업/ 주 1회 2시간

 

특별과정은 아무래도 7시 이후 저녁 수업이기 때문에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고 한다.

 


 

등록비는 학년별로 100,000원만 내면 된다. 별도 수강료가 따로 없다.

 

수업 커리큘럼과 전문가 교수진만 보더라도 거의 대학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런데 등록비만 내면 된다니, 이 부분이야말로 정말 큰 메리트다.

 

참고로 한국문학번역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이다.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번역원은 한국의 문학과 문화를 해외에 전파하여 세계문화의 형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뜻을 실천하는 기관이다. 국가 지원 기구인 만큼 수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번역아카데미 수강을 하려면 물론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입학 시험에 합격을 해야 한다.

 

한국에 잠깐 들어가 있을 때 필기전형 일정과 시기가 맞물려, 다행히도 정말 다행히도 나는 필기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시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진행된다.

 

1. 서류전형

2. 필기시험

3. 면접

 


 

① 서류전형

 

서류전형에서 보는 것은 '자기소개서'다. 한국 문학 번역에 대한 본인의 관심도를 잘 표현해야 한다. 문학번역원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 內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 지원동기

 

- 좋아하는 한국 작가와 작품, 그 이유

 

- 번역아카데미 재학 중 수학 계획

 

- 번역아카데미 수료 후 계획

 


 

② 필기시험

 

서류전형에 통과하면 오는 다음 단계, 필기시험은 한국문학번역. 말 그대로 한국 문학 작품을 번역하면 된다. 한국 문학 작품의 일부가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주어진다. 이를 1시간 안에 해당 언어로 번역해야 한다.

 

답안지에는 이름, 학교와 같은 개인 정보 기입이 금지된다. 숫자로 이루어진 수험번호만 적는다. 순수한 번역 능력만으로 채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종이사전/전자사전을 반입할 수 있는데 이는 언어권마다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내가 해당하는 언어권은 어떠한지 사전에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보통 서류합격자 발표 후, 필기전형 공지가 뜰 때 위 내용이 함께 공지된다.  

 


 

③ 면접

 

마지막 관문, 면접이다.

 

면접관은 총 3명이었다. 두 분은 한국인, 한 분은 외국인. 면접 시간은 15분 정도였다.

 

처음 한두 가지 질문만 한국어로 이뤄지고 나머지는 모두 해당 외국어로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질문은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Q: 해당 언어를 어디서 배웠나요?

 

Q: 최근에 읽은 한국 문학작품은?

 

Q: 문학 번역할 때 어려웠던 점은?

 

 

열심히 대답을 하는데, 가만히 듣던 외국인이 건넨 질문 하나.

 

 

Q: 마지막 부분 번역할 때 서둘렀죠?

 

 

순간 뜨끔했다. 다른 지원자들도 그랬을까? 물론 나는 그랬다. 필기 시험에서 번역을 할 때, 완성도 있는 문장을 만들고픈 욕심에 첫 부분에서 시간을 좀 지체해 마지막에 가서는 좀 서두른 면이 분명 있었으니까. 다행히 마무리는 지어서 제출했지만, 나의 서두름이 번역에 테가 났나 싶었다.

 

에라 모르겠다ㅡ하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네'에 이어 내 나름대로의 변명과 함께.

 

면접을 끝내고 최종 합격자 발표일이 다가오자 떨림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발표자를 확인하러 홈페이지에 들어가기 겁내고 있는데, 예상 시간보다 조금 일찍 메일로 결과 발표가 날아왔다.

 


 

정규과정 제 10기 모집인원은 공고 내용에 따르면 총 32인 내외(연수지원자 16인 내외, 일반지원자 16인 내외)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합격자 명단과 비교해 보면 연수지원자는 16명, 일반지원자는 4명이었다. 절반 조금 넘는 수준.

 

내가 속한 일반 지원자의 경우를 보면, 서류 합격은 20명, 그 중에서 필기합격자는 9명, 그 9명 중에서 최종 합격자는 4명뿐이었다.

 

최종 면접에 2명이 올라 갔어도 2명 모두 떨어지는 경우가 흔한 번역아카데미 모집은 후덜덜하다. 정말 합격 기준에 못 미치면 가차없이 뽑지 않는 듯하다. 사전 공지된 모집 인원에 나온 숫자가 무의미한 듯싶다.

 

 

(참고로 특별과정의 합격 비율은 다를 수도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대해 찾아보다가, 발견했던 동영상 '세계번역가회담'.

 

문학번역원에서 만든 영상이다.

 

번역아카데미 출신 번역가(외국인)들이 한국문학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이다. 외국인들이 문학번역을 할 때 겪었던 고충에 한국인인 나도 격한 공감을 했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재미있게 동영상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공유해 본다. 혹시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보길 추천한다.

 

 


 

(포스팅을 마치며)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질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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