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항상 똑같은 말만 쓰고 있지 않을까, 항상 거기서 거기인 표현을 쓰고 있지 않을까? 플러스, 내 나름대로 내가 쓴 글을 반복해서 확인해 완성한다고 하지만 과연 오류가 없을까? 글을 쓰다 보니 생기게 된 고민이다.


그러던 와중에 서점에서 책 구경하다가 내 눈에 들어온 책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교정과 교열을 전문으로 일하는 함인주씨에게 한 작가가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고 메일을 보내오면서 주고받게 되는 글이다.


작가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부제: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 적·의를 보이는 것·들


-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 내 문장은 대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


- 사랑을 할 때와 사랑할 때의 차이


- 될 수 있는지 없는지


- 문장은 손가락이 아니다


- 과거형을 써야 하는지 안 써도 되는지


- 시작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 말을 이어 붙이는 접속사는 삿된 것이다


- 문장 다듬기

 


 

내가 밑줄친 문장들


- 접미사 '-들'을 남발하는 문장은 대부분 번역 문장이다.


- 좋은 문장은 주로 빼기를 통해 만들어진다.


- 보조 용언, 그러니까 보조 동사나 보조 형용사처럼 보조해 줄 낱말을 덧붙일 때는 당연히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 효과를 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보조'라고 말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면 괜한 짓을 하는 것 아닌가. 한 글자라도 더 썼을 때는 문장 표현이 그만큼 더 정확해지거나 풍부해져야지, 외려 어색해진다면 빼는 게 옳다.


- 문장의 주인은 문장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문장 안에 깃들여 사는 주어와 술어다.


- 그러고 보면 '같다'가 갖는 의미를 단순하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 문장의 기준점은 문장 안에 있지 문장 밖 글쓴이의 자리에 있지 않다.


- 우리말의 시제는 과거, 현재, 미래뿐이어서 한 문장에 과거형을 여러 번 쓰면 가독성도 떨어지고 문장도 난삽해보인다.


- 영어 문장이 되감기는 공간으로 의미를 만들었다면 한글 문장은 펼쳐 내는 시간으로 의미를 만든 셈이다. 그러니 한글 문장은 순서대로 펼쳐 내면서, 앞에 적은 것들이 과거사가 되어 이미 잊히더라도 문장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문장 요소들 사이의 거리가 일정해야 한다.

 

- 외국어에서 온 표현이라도 더 다채로운 한국어 표현을 위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려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 다만 한국어 표현을 어색하게 만든다면 굳이 쓸 필요 있겠는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한 글자라도 더 썼다면 그만한 효과가 문장에 드러나야 한다. 게다가 다른 언어에서 빌려 온 표현을 쓰기까지 했다면 더 말할 필요 없겠다.



 내가 쓴 글, 내가 다듬어 보기


책에서 익힌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셀프교정 해보았다. 수정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교정한 문장이 더 깔끔하고 표현이 다채로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중독성이 강한 '것' 빼기


멕시코에서 일하는 이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라는 생각에

→ 멕시코보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환경이 더 열악하다는 생각에


그게 별거 아닌 처럼 보이지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다.

→ 그게 별거 아닌 처럼 보여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

→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중국에서 독신으로 지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인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영상

→ 중국에서 독신으로 지내는 게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영상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에게 있어, -하는 데 있어, -함에 있어'


스웨덴 사회에서는 '성별'은 어떤 사람을 정의하는 데 있어 큰 의미를 갖지 않는 조건이라고 한다.

→ 스웨덴 사회에서는 '성별'은 어떤 사람을 정의하는 데 큰 의미를 갖지 않는 조건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있어 업급해선 안될 단어였기 때문이다.

→ 그들에게 언급해선 안될 단어였기 때문이다.

 

계산함에 있어 우연과 같이 무시될 수 있는 점도 명확하게 계산하려고 한다.

→ 계산할 때 우연처럼 무시될 수 있는 점도 명확하게 고려해야 한다.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 '-에 대한, -같은 경우'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막연한 로망은 점점 커져만 갔다.

→ 저녁이 있는 삶을 향한 막연한 로망은 점점 커져만 갔다.


저축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듯 하다.

→ 저축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듯 하다.


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

→ 나를 향한 편견을 갖지 않고


실제로 나 같은 경우에도

→ 내 경우에는


같은 경우에는 짧은 몇 문장으로

→ 시의 경우에는/시는 짧은 몇 문장으로


신자유주의 폭력은 개인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게 아니다.

→ 신자유주의 폭력은 개인 외부에서 가해지는 게 아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


- 각 단어마다 어울리는 동사가 있다.


- 위의 규칙을 지킨다면 단조롭던 내 단어들이 입체적으로 변할 수 있다.

 

- 쓸데없이 반복해서 쓰는 습관이 생각보다 많았고, 이를 없애면 확실히 문장이 깔끔해진다.


- 내가 쓴 글을 내가 교정하는 건 무척 어렵다.

 

- 지금까지의 습관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의식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참고하면 좋을 작가의 인터뷰 기사]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703022158723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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