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유독 콜라가 맛있는 이유

한국에 있을 때는 탄산음료에 거의 입을 대지 않았었는데 멕시코 생활을 시작하면서 물보다는 탄산 음료를 찾게 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멕시코의 기름진 음식 때문일지도, 물 값이랑 콜라 값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서 물을 시키기에는 괜히 아까운 마음이 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멕시코는 코카콜라 전세계 1위 소비지다.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코카콜라 5L, 10L 짜리가 마트에서 제일 먼저 팔린다. 식당에 가도 코카콜라는 기본 옵션으로 시키지 않으면 어색할 정도다. 그만큼 코카콜라는 멕시코 국민음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콜라의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ㅡ라고 생각했었다. 자주 먹지 않아 맛의 구분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또한 멕시코 코카콜라의 맛에 이미 중독되어 있었다. 식당에 갈 때마다, "Una coca, por favor.(콜라 한 잔 주세요)"를 외치는 나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멕시코에 와서 코카콜라를 먹어본 탄산음료 애호가의 말을 빌리자면, 멕시코 콜라는 톡 쏘는 탄산에 깊은 맛을 지닌 인생 최고 콜라라고 한다.


 

▷멕시코 콜라가 유독 맛있다는 평이 많은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멕시코만의 콜라 제조법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멕시코에서는 콜라를 만들 때, 자체 사탕수수(Azúcar de caña)로 콜라를 제조한다. 그게 멕시코 코카콜라만이 가진 특별한 맛의 비결이며 그 어느 나라에서도 따라갈 수 없는 중독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무설탕 코카콜라(Coca Cola sin Azúcar)도 출시됐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두 달 전 멕시코에서만 판매되기 시작했다. 제로콜라(Coca Cola Zero)도 라이트 콜라(Coca Cola Light)도 아니다. 기본 코카콜라 빨간 마크에 '무설탕' 문구만 추가된 병처럼 기본 코카콜라 맛에 설탕만 빠진 것이다.



 

 

나한테 제로콜라는 약간 김 빠진 콜라 맛이 나고 라이트 콜라는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둘 다 맛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었는데, 이번에 나온 무설탕 코카콜라는 달랐다. 기본 코카콜라 맛이 그대로 나면서 칼로리도 없고 설탕도 없다니, 콜라는 건강에 안 좋다, 살 찌게 만든다ㅡ와 같이 콜라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과감히 무너뜨린 무설탕 코카콜라. 마음의 부담을 느끼지 않고 탄산음료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참고로 아래는 제로슈가 콜라 영양성분표(Información nutrimental)다. 실제로 나트륨 24mg을 제외하고 칼로리 0, 당 0 모든 게 0이다.



- Contenido energético:  열량

- Proteínas:  단백질

- Carbohidratos disponibles:  탄수화물

- Azúcares:  당류

- Fibra Dietética:  식이섬유

- Grasas:  지방

- Grasas Saturadas:  포화지방

- Sodio:  나트륨

- Energía:  칼로리



무설탕 콜라가 멕시코에서만 출시된 이유를 멕시코 코카콜라 홍보부장 Lorena Villarreal Clausell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Estamos reafirmando nuestro compromiso de contribuir con la disminución de la ingesta calórica de los mexicanos, ofreciendo opciones bajas o sin calorías. Lo que buscamos es simplificar la opción de pedir tu refrescante y deliciosa Coca-Cola, Original o Sin Azúcar”


우리는 멕시코 사람들이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기존 콜라 대신 낮은 칼로리와 무칼로리라는 다양한 옵션의 콜라를 제공하면서 말이죠. 오리지널 콜라 혹은 무설탕 콜라 두 가지 종류 중 원하는 기호에 따라 간편하게 콜라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무설탕 콜라는 라이트 콜라, 제로 콜라를 대체하기 위해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 멕시코 거리를 걷다 보면 과체중의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멕시코는 OECD 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32.4%의 높은 비만율을 가지고 있다.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을 야기하며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된만큼 멕시코에서도 비만은 심각한 사회 질병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멕시코에서는 비만 예방 및 국민 건강을 위해 2013년 탄산음료에 10%의 설탕세(impuesto a las bebidas azucaradas)를 도입했다.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말이 많지만 중요한 건 탄산음료에 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긴 하다는 것이다.


건강에 좋든 안 좋든 멕시코 코카콜라는 다른 나라 코카콜라에 비해 유독 맛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무설탕 코카콜라의 출시가 반갑다) 멕시코 방문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사먹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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