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 세계 책의 날



4월 23일, 바로 오늘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이 날은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까탈루냐 지방 축제 '세인트 조지의 날 (St. George's Day)에서 유래됐으며, 또한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 책 읽는 사진들


매그넘 작가들이 찍은 '독서하는 사진'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책을 펼쳐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독서를 시작하면 어느 순간 내가 있는 장소와 시간을 잊게 된다. 제 3 공간(책 속 세상)에 나만 있는 들어가 있는 느낌이랄까. 사진 속 주인공들도 본인들의 주변 상황을 잊고 있겠지?





 [사진출처]

http://www.bbc.com/culture/story/20170116-striking-photos-of-readers-around-the-world

 

 

# 2017년 나의 독서 계획

 

나의 2017년 목표 중 하나는 한 달에 책 1권씩 읽기다. 3월까지는 열심히 지켰는데 4월에는 개인적인 일이 많다는 핑계로 더디게 진도가 나가고 있다. 그래도 5월이 되려면 아직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니 최대한 서둘러 읽어야겠다.



 ※ 나의 독서 리스트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

 

(1월)

- 히가시노 게이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파울로 코엘료, 《마크툽》

 

(2월)

- 정유정, 《7년의 밤》

- José Emilio Pacheco, 《Las batallas en el desierto》

 

(3월)

- 헤르만 헤세, 《데미안》


(4월)

- Mario Benedetti, 《La tregua》  ……… 현재진행 중


(5월)

- 김연수, 《사랑이라니, 선영아》   * 최근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 :)

- 김정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6월)

- 김훈, 《칼의 노래》


(7월)

- 헨리 데이빗 소로우, 《Walden》


(8월)

최진영, 《팽이》


(9월)

, 《》


(10월)

헨리 데이빗 소로우, 《Walden》


(11월)

정세랑, 《피프티피플》


(12월)

- 이기주, 《언어의 온도》


......


☞ 읽고 싶은 책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


- 한강, 《채식주의자》

- 무라카미 하루키, 《이윽고 슬픈 외국어》

- Michael Ende 《Momo》

- 김연수, 《바다가 파도의 일이라면》

- 한병철, 《피로사회》

-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 이기주, 《언어의 온도》

- 베르나르 베르베르, 《잠1》 《잠2》

- 김애란, 《바깥은 여름》

-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이문재, 《지금 여기가 맨 앞》

- 김숨, 《한 명》




# 나의 책 선호도 변천사


저마다 선호하는 책 장르가 있기 마련이다. 나를 예로 들면, 고등학생 때는 김진명 작가의 《황태자비 납치사건》이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역사 소설을 좋아했었다. 김진명 소설은 보통 사회정치 관련 실제 사건을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일까, 책을 읽다 보면 이게 소설이라는 걸 알지만 진짜 사실처럼 느껴진다. 사실과 픽션인지 그 경계가 아주 모호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몰입도가 장난 아니었다. 내가 받고 있던 수능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만큼 말이다.


대학생 때는 자기개발서나 시집, 에세이 등을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기개발서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고민거리가 있을 때 그 책들이 나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 조언을 해주는 유일한 조언자 느낌을 받아서 의지하고 더 찾았던 것 같다. 물론 책을 읽고 반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성한 사실을 잊어 버리고, 그래서 다시 읽고 또 반성하고의 연속이었지만 말이다.


시 같은 경우에는 짧은 몇 문장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 힘에 매료됐던 것 같다. 시를 통해 혼자서 상상하고 내 방식대로 이해하며 느끼는 데 재미가 있었다. 내가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비유와 은유가 나올 때 작가의 천재성을 느끼며 존경하게 된다. 동시에 나는 왜 저런 아이디어가 없을까 반문하며ㅡ


그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문학 소설 분야 서적을 찾게 되었다. 외국 사람들과 생활을 하다 보니 나의 관심사 '책'에 관에 이야기할 일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지금까지 나는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 소설'을 즐겨 읽었지, 한국 문학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움도 느끼고 동시에 한국문학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 한국 작가를 찾아보게 되었다. (이전까지 내게 한국문학이라 함은 수능시험용이 전부였기에ㅡ)


내가 좋아하는 책 분야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 폭 넓은 독서는 못하고 있다. 여전히 경제/정치 관련 도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다. 너무 재미가 없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 책 편식 고치기


나 혼자 책을 읽다 보면 고르는 책 종류는 거기서 거기가 된다. 선뜻 새로운 장르의 책을 고르기도 망설여지고 과감하게 샀다가 몇 장 펼치지도 않고 저 구석에 박아놓은 책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기에 책 편식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이런 편식을 고치고자 대학생 때 독서 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모임의 정보는 대충 아래와 같다.


- 한 달에 한 번

- 책 한 권

- 장르는 해당 월 스터디 리더가 고른 책

 (리더가 예전에 읽었는데 좋았던 책 혹은 읽고 싶었던 책. 어떤 책이든 무방)

- 책 관련 나누고픈 주제/질문 3가지

- 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문장

- 기타 자유롭게 이야기


처음에는 한 달에 한 권이라 부담 없어 시작했지만, 한 달에 한 권 읽기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머지 않아 절실히 느꼈다. 부담 없기는 무슨 점점 부담 백배였다.


독서 모임을 통해 내 돈을 주고라면 사서 보지 않았을 법한 책들을 읽게 되었다. 평소에는 관심 없던 다양한 장르의 책을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읽으며 나누는 이야기는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나와는 정반대의 느낀 점을 들으면서, 정말 다양한 사고방식의 사람이 많구나, 같은 걸 두고 저마다 다른걸 느낄 수 밖에 없구나ㅡ를 깨달았다.



# 책 선물의 즐거움


얼마 전 친한 친구에게 책 선물을 받았다. 내가 읽었을 지도 모르지만 자기가 읽고 좋았던 책을 우리 집으로 보내겠다고ㅡ 어떤 책이 올까 설레기도 하고 오랜만에 책 선물을 받은 거라 많이 떨렸다.


그렇게 받은 책이 《사랑이라니, 선영아과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두 권이다. 어떤 내용의 책일지 궁금해 하루 빨리 읽고 싶다.


나는 책 선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책을 읽고 내가 느낀 감동을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ㅡ 물론 그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장르의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의미가 더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돈으로라면 사지 않았을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되었을 때, 예상외로 그 책이 내게 큰 감동을 주었을 때, 그 오묘한 기분을 이루 말할 수는 없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은 선물 받은 책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보이기도 하며, 어쩔 때는 그 사람의 평소 스타일을 선물해준 책을 통해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같은 책, 다른 나이


나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쳤던 부분을 두 번째 읽었을 때는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소소한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몇 년 간격을 두고 읽으면 책에 대한 느낀 점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노르웨이의 숲》를 처음 접했을 때는 대학생 때였는데 그 때 당시에는 읽고 나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후에 다시 읽었을 때는 나의 대학생 시절의 고뇌와 연결이 되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이 책은 시대상이 1960년대 말 일본이라고 하지만 지금 봐도 전혀 이질감이 없고, 내 아버지 또한 젊은 시절 (지금의 내 나이 즈음에) 이 책을 읽으셨다고 하니 왠지 모를 연결고리를 느끼며 기분이 이상했다. 같은 책을 같은 나이에 보다니, 아버지께서는 어떤 걸 느끼셨는지 여쭤보며 대화를 나눈 기억은 내게 아주 특별하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 보는 것도 아주 좋은 경험이다. 나는 후자를 더 추천하는 바이다.


 

# 외국어 공부와 책 읽기

 

외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과 책 읽기(여기서는 원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외국어를 공부하면 할 수록,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사람들 사이에서 누가 더 빛나냐는 디테일의 차이에서 판가름 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까지 해오던 단순 문법 공부나 듣기, 쓰기를 통해서가 아니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책 읽기'를 통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터득해야 그 디테일이 생겨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아주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정관사나 부정관사. 영어로 치면 A, an, the, these 와 같은 것들이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생략하는지. 평소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인데도 미묘한 느낌 차이로 내 선택이 틀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럴 때면 느낀다, 내가 책 읽는 게 부족했구나.


회화와는 별개의 부분이다.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는 문법이 안 맞거나 정확하지 않아도 대화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지만, 그것을 글로 옮긴다면 말이 달라진다. 말할 때는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이, 글로 나타나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책 읽기가 외국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반응은 즉각적으로 오지는 않는다. 문법 공부나 특정 시험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는 게 눈에 띄게 보이기 마련이지만 원서 독서는 그렇지 않다. 그만큼 끈기를 가지고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조금씩 나의 언어 실력에 밑바탕이 다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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