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말, 《한글》




외국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드는 생각은, 우리말 한글이 참 예쁘다는 것이다. 생긴 것도 예쁘고 단어 하나 하나가 가진 뜻도 예쁘고, 그냥 다 예뻐 보인다.

 

홍대-합정 거리를 걷다 보면 은근 한글 간판이 눈에 많이 띈다.

 

·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의 이름이 "몽마르뜨 언덕 위 은하수 다방"

·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북 카페 이름이 "짧은 여행의 기록"

· 초콜릿으로 유명한 카페 이름이 "카카오 봄"

 

자유분방하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일러스트와 함께 한글 간판을 그 멋을 배가 시키고 있다. 길을 그냥 지나가다가도 한글 간판에 쉽게 시선을 빼앗긴다.

 

영어를 쓰면 한글로 쓴 것보다 좀 더 세련되어 보이고 멋있어 보여서 그런가 예전에는 외래어로 쓰인 간판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하다. 상표나 간판이 한글로 되어 있으면 어딘가 모르게 촌스럽게 느껴져 한글 상표나 간판을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편견이 깨지고 있다. 개성 넘치면서 동시에 예쁜 한글 간판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진출처 : 조선일보 & Chosun.com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0/2017021001928.html

 

 

시민들이 뽑은 아름다운 간판 사진

 

시민들이 뽑은 아름다운 간판 사진 공모전을 주최하는 사인 프론티어에서도 예쁜 한글 옥외 간판 사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더 많은 간판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개성 넘치는 간판들이 정말 많다.

 

사이트 주소: http://www.signfrontier.net/

 

 

 

 

세탁소와 일상 생활에서 쓰이는 옷 집게

개+센트럴파크의 조합, 애견샵

단순한 '침이 고인다'가 주는 식당에 대한 호기심

 

상점 간판도 이제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는 것 같다. 일반 가게와는 다른 본인 가게만의 차별화를 '간판'을 통해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 Plus

위에 있는 '서울세탁소'가 옷 집게를 사용해 간판을 만든 것처럼, 기성품 혹은 실제 사물을 활용해 만든 간판을 '오브제 간판'이라고 한다.

 

오브제는 영어의 Object (물체, 객체)에서 온 말이다. 일상적인 물건이 본래의 용도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자아내는 상징적인 물체로 바뀔 때 그것을 '오브제'라고 한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에 가면 이러한 오브제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래 간판은 한국에 있는 오브제 간판들

 

 

 

 

청계천 헌책방거리 한글간판 프로젝트

 

한글 간판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알게 된 프로젝트 하나.

 

2014년 청계천 헌책방거리가 한글 간판으로 새 단장했다고 한다. 서울시와 함께 네이버가 한글한글아름답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사라져가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의 활성화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진행하게 되었다는 이 프로젝트는 그 의미도 뜻 깊다.

 

나는 예전에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 간 적이 있는데, 골목을 걸을 때 나는 책의 향기가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오래된 책들을 보면서 누군가의 흔적이 책을 통해 이렇게 살아 남아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면서 마음 한 켠이 괜시리 따뜻해졌다.

 

기회가 된다면 청계천 헌책방 거리도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이 진행해 온 일을 좀 더 알고 싶다면 아래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 주소: http://hangeul.naver.com/2014/history

 

 

한글, 그 아름다움

 

개성 넘치는 한글 간판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한글 폰트(서체)만을 이용한 단순 미적 차원을 넘어서 한글 간판은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폰트, 조명, 색감, 그림, 재질 등이 서로 한데 어우러져 이제는 간판을 통해 예술과 생활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한글 간판에 너무 감동을 받은 나머지 한글 오브제 간판 쪽으로 이야기가 집중돼 버렸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한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설민석 강사는 얼마 전 MBC 예능프로 무한도전에서 세종대왕이 한글을 배포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백성들이 글자를 쉽게 익혀 책을 읽고 이치를 깨달아 죄가 죄인지 알고 죄를 짓지 말게 하라. 만약 죄를 지었다면 이 한글로서 억울함을 호소하게 하라.

한글창제 이전, 한문만 존재했을 당시 사람들은 글을 몰라 책을 못 읽고, 이는 곧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걸로 이어져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죄가 죄인지도 모른 체 죄를 짓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뜻 그대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 한글을 통해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내며 우리의 문화를 만들어 왔다. 우리의 주체성을 굳건히 자리 잡게 해 준 언어를 우리는 결코 촌스럽게 봐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외국인 직장 동료가 내게 '넌 말을 참 예쁘게 해'라고 칭찬의 말을 건넨 적이 있다. 내가 사용한 표현(스페인어)들이 예의 바르면서도 고급스럽다나 뭐래나. 그거에 더해 말투 때문이었을지도, 말하는 방식 때문이었을지도, 선택한 단어 때문이었을지도. 그 이유가 어찌됐든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정말 좋고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외국어든, 한국어든 올바르게 사용했을 때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나는 되도록이면 올바르게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어렸을 때 많이 쓰던 줄임말이나 외래어 사용은 가급적 줄이면서 최대한 한글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여전히 헷갈리는 게 많지만 말이다.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면 할 수록 예쁜 뜻과 소리를 가진 말이 많구나ㅡ를 깨달으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너무너무 자랑하고 싶지만 내 표현력의 한계에 답답할 뿐이다.

 

한글날은 아직 멀었지만 (10월 9일) 한글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새겨볼 필요는 언제든 있는 것 같다. 나처럼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이 내 포스팅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나와 함께 '한글 바르게 사용하기' 노력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순 우리말

 

이대로 포스팅을 끝내기 아쉬워서 예쁜 뜻을 가진 순 우리말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사진출처: http://www.msip.go.kr/webzine/posts.do?postIdx=57

 

1. 달보드레

 '달콤하고 부드럽다'의 순 우리말

 

2.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예) 어느새 시나브로 봄이다.

     어느새 좋아했던 감정이 시나브로 사랑으로 사랑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3. 너나들이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고 지낼 수 있는 사이

 예) 너나들이하는 사이일 수록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돼.

 

4. 또바기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

 예) 그 아이는 또바기 인사를 잘한다.

 

5. 다소니

 사랑하는 사람♡

 

6. 사랑옵다

 생김새나 행동이 사랑스럽고 귀엽다

 예) 너는 참 사랑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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