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희망의 차이점

구글 신사업개발 총괄 책임자(CBO: Chief Business Officer) 모가댓(Mo Gawdat)은 그의 책 『Solve for happy』에서 '행복'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린다.




Happiness ≥ The Events of your life - Your Expectations of how life should behave

행복          ≥     발생하는 일                 -        기대감



누가 기대감을 줄이고 싶지 않아서 안 줄이는 건가, 못 줄이는 거지! 기대하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려운건데ㅡ라고 투덜대고 있던 찰나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기대가 곧 희망 아닐까? 내가 기대하고 있다는 것은 곧 희망을 갖고 있다는 것 아닐까?


기대 = 희망 ?

기대 ≠ 희망 ?


그렇게 해서 기대와 희망 의미 찾기가 시작되었다.



1. 국어사전 속 '기대' vs '희망'


(네이버 국어사전 참고)


· 기대 : 어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다림


· 희망  1.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람

         2. 앞으로 잘될 수 있는 가능성



2. 영어사전 속 'Expectation(기대)' vs 'Hope(희망)'


(구글 영어사전 참고)


· 기대 [Expectation] 1. A strong belief that something will happen or be the case in the future

                           2. A belief that someone will or should achieve something


· 희망 [Hope] : A feeling of expectation and desire for a certain thing to happen



3. 그래서 기대 vs 희망?


사전만 봐서는 두 단어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나 국어사전에서는 더더욱 모호하다. 하지만 영어로 된 예문과 글을 보면 둘 사이의 느낌적 차이가 훨씬 더 잘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Don't expect this to change overnight. 하룻밤 사이에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마.

I did not expect to succeed so well. 이렇게 잘될 줄 기대 못했어.

hope so, but I don’t expect it. 그렇게 되길 희망하지만 기대는 안 해요.

Hope to meet the perfect spouse, but just don’t expect that the first person you meet will be the one.

나는 네가 완벽한 배우자를 만나길 희망해. 하지만 첫 번째로 만나게 될 남자가 그렇게 될 거란 기대는 하지마.


To expect is to seek with reason. To hope is to seek beyond reason.

기대는 이성적 근거를 바탕으로 뭔가를 추구해요. 그리고 희망은 이성적 근거를 넘어서 뭔가를 추구해요. 


Hope exudes doubt.  Expectation exudes confidence.

희망은 의심으로 가득 찬 반면, 기대는 자신감으로 가득 찼어요.



기대(Expect)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아주 있을법한, 이성적 근거로 설명이 되는, 그래서 곧 내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끼칠 수 있는 바람을 뜻한다.

이에 반해 희망(Hope)는 이상적인 느낌의 바람이다.





한국어로 반대말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생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라는 우리말을 생각해보자.


· 기대 ↔ 실망

· 희망 ↔ 절망


· 실망(失望) : 바람을 잃다

· 절망(絕望) : 바람을 그만두다


어떤 것을 희망했을 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우리는 실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것을 기대했을 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실망하게 된다.


우리는 보통 우리의 꿈이나 목표, 계획 등이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을 때 나는 '절망했어'라고 표현하지 않고 '실망했어'라고 표현한다. 그 이유를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대 vs 희망: 반응의 차이]


1. 친구가 내 생일을 까먹었어요.

- 희망: 내 생일을 기억해줬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럴 수 있죠.

- 기대: 내가 친구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친구도 내 생일을 기억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실망스럽네요. 그 친구에게 나는 그렇게 중요한 존재가 아닌가 봐요. (결국 실망으로 이어진다.)


2.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샀어요.

- 희망: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수 있다는 자체에 행복을 느껴요.

- 기대: 내 선물을 받고 나의 정성에 충분히 고마워 해줬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의 특별한 반응을 요구하고 있다.)


3. 당신의 시간을 투자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줬어요.

- 희망: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뿌듯했어요.

- 기대: 내가 준 도움에 충분한 감사 표시를 해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요. (상대방의 반응을 강요하고 있다.)





사전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기대와 희망'에 대한 다양한 글을 찾아서 읽었다. 



 ☞ 그래서 내린 결론은:



기대는 우리가 예상 할 수 있는 것들. 곧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 즉 가능성(Probability).


희망는 욕망을 갖고 뭔가를 바라는 것. 즉 원하는 일에 대한 열망(Desire).

여기서 희망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일 수도 있고, 단순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불가능한 꿈일 수도 있다.



기대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구하는 것. 타당, 논리, 이성, 확신, 자신감, 곧.


희망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것. 비현실, 상상, 막연한 꿈, 언젠가.



4. 마무리


셰익스피어도 기대가 주는 고통을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Expectation is the root of all heartache.

기대는 모든 고통의 원인이다.


사실 실생활에서 기대는 버리되 희망을 갖는 태도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어렵다.


물론 기대를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기대를 꼭 해야겠다 싶으면 이왕이면 우리는 '합리적' 기대를 해야 한다. 여기서 합리적 기대란 무엇을 의미하느냐?


우리는 보통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보다 훨씬 과장해서 기대를 하곤 한다.


예를 들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모의고사 점수 평균이 3등급이라고 치자. 그런데 그 학생이 최종 수능 시험에서는 평균 1등급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바로 이 상황을 학생이 갖고 있는 능력 이상의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학생이 원하는 '평균 1등급'은 지금 학생 실력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실현될 확률이 낮은 결과인 셈이다. 물론 현재 저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이라면 아직 2년의 시간이 더 남았으니 말은 달라진다. 하지만 3학년이면 이제 곧 수능을 보는데 현실적으로 학생의 꿈은 이뤄지기 어렵다.


이렇듯 실제 확률 이상으로 발생 가능성을 과장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훨씬 더 큰 실망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그 목표를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야만 기대가 덜어지기 때문이다.


☞ 가장 이상적인 방향: 희망과 기대를 확실히 구분하고, 가능한한 기대를 줄일것.



5. 덧붙이며


포스팅 전반적으로 '기대를 하지 말자, 기대를 줄이자'라고 계속 외쳤지만 기대가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오히려 '적당한' 기대는 우리의 삶에 유익하다.


왜냐? 기대는 희망보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바람을 운명의 손에 맡기는 반면, 기대는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기대는 내가 어떤 일을 할 때마다 항상 추진력을 줬던 존재였다. 그런 의미에서 적당한 기대는 (적당한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 같지만) 나를 한층 성장시킨다.



이상 정말 끝.




 [참고 사이트]

http://docdreyfus.com/psychologically-speaking/hope-expectations-and-disappointments/

https://caroldekkers.wordpress.com/2012/05/15/hope-and-expectation-two-different-constru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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