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석유 절도와의 전쟁


"Nuevo León 주의 기름도 동나기 시작했대!"


멕시칸 직원들의 다급한 목소리. 이 곳에 있는 주유소 절반 이상이 문 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래 지방에서 주유소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벌써 북쪽 누에보 레온 주까지 오다니.



멕시코 석유 부족 상황 (Desabasto de gasolina en México)


끝나지 않는 줄, 그리고 도로는 카오스 상태다.


Largas e interminables filas en gasolineras y caos vial


퇴근 길이 아주 꽉 막혔다. 주유소마다 기름을 넣으려고 하는 차량으로 줄이 쭉 늘어섰기 때문이다. 많은 주유소는 이미 문을 닫았고, 그나마 있는 주유소에 차들이 몰리다 보니 현 상황↓↓↓↓↓↓↓↓↓↓


(사진 출처: https://www.eleconomista.com.mx/empresas/Asi-se-vive-el-desabasto-de-gasolina-en-Mexico-20190109-0064.html)



송유관 폭발 사고 (Explosión de un oleoducto)


며칠 전, 1월 18일. 멕시코 수도 Ciudad de México에서 북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Hidalgo 주 Tlahuelilpan 시에서 한 송유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송유관은 구멍이 나서 기름이 새어 나오는 있었다. 이 기름을 인근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훔치고 있는 도중 폭발과 함께 불기둥이 치솟았다. 약 800명 가량이 기름을 담으려고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가 변을 당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사상자는 90명 가까이 된다.


El estallido en una tubería de combustible en el municipio Tlahuelilpan provoca al menos 86 muertos.


이 지역의 55% 이상 주민은 가난에 허덕이며 국가 사회 보장 프로그램의 지원도 거의 못 받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석유를 훔치는 것은 생존의 일환이었을 꺼라고. (El 'popoteo' de gasolina es una forma de sobrevivencia.) 그래서 AMLO 대통령도 다양한 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젠 아무도 석유를 도둑질하는 불법적인 일을 안할 거에요. 왜냐하면 그들은 일자리를 갖게 될 거니까요!"라고 말하면서.. 흠. 누가 봐도 당장에 효과는 없을 듯싶다.



Huachicoleos, 그들은 누구인가?


(사진출처: https://www.huffingtonpost.com.mx/2017/05/22/esto-pasa-cuando-huachicoleros-olvidan-cerrar-la-llave-de-una-to_a_22104107/)


Quienes participan la extracción y venta de combustibles robados: 석유를 훔치고 훔친 석유를 판매하는 사람들.


한마디로 석유 도둑(Ladrones de combustible).


작년 기름 절도범들이 불법적으로 전국의 송유관에 뚫은 구멍만 거의 5천 개라고 한다. 하루 평균 41개 구멍 뚫었던 셈이다.


전 정권 Enrique Peña Nieto 때는 1만 2천개가 넘는 구멍을 발견했다고 한다.


Q: 'Huachicol'이란 단어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Huach 또는 waach는 마야어로 '외부인(Forasteros)'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마야 지역 밖의 지역에서 온 사람을 뜻한다.


(by. 유카탄 자치 대학교 마야 사전: la persona que viene de otras entidades federativas de fuera de la península (la región maya)


이 단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Huache 또는 Guache로 바뀌며 의미도 변했다.


La Academia Mexicana de la Lengua가 만든 멕시카니즘 사전(Diccionario de Mexicanismos)은 마야인들이 살았던 동남쪽 지역에서 외부인(forastero)은 도둑(ladrón)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Huache에 '불법행위'의 뜻을 가진 접미사 Col을 합쳐서 "Huachichol"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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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멕시코에는 값 싼 위조 술 판매가 흔했다고 한다. 그 중에는 가짜 떼낄라도 있었다. 이때부터 사탕수수로 빚은 가짜 술을 'Huachicol'이라고 불렀다.


성분도 확실치 않은 이 Huachicol 한 잔을 먹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싼 값에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잃고 빠져들었다고 한다.


멕시코 떼낄라 아카데미에서는 Huachicol을 사탕수수로 만든 가짜 증류 알콜 음료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걸 봤을 때 석유를 몰래 가져가고 그곳에 물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오래 동안 저지른 이런 '불법 행위'가 Huachicol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참고: https://elcomercio.pe/mundo/mexico/mexico-huachicol-llama-combustible-robado-bbc-amlo-huachicoleros-noticia-596459)



기사를 보면서 재미있는 표현 하나 발견했다.


Los ductos de gasolina atraviesan muchos territorios que no se beneficiarían sin 'huachicoleo' o 'popoteo'.


Popote는 '빨대'라는 뜻을 가진 명사다. 이걸 동사화 시켜서 Popotear, 그걸 다시 명사화 시켜서 Popoteo.


Popoteo: 빨아 마심, 흡입


여기서는 석유를 훔쳐가는 걸 석유를 빨아 마셨다고 표현한 것이다.



석유 절도 (Robo de combustible/gasolina)


멕시코에서는 석유 절도가 이미 오래 전부터 기승을 부렸다. 그래서 이번에 발생한 Hidalgo 주 석유 폭발 사고가 예견된 사고라는 말도 나온다.


석유 절도로 국가에 끼친 손해액은 연간 3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Según datos oficiales, el robo de combustibles le provoca al estado unas pérdidas de 60.000 millones de pesos al año, unos US$3.000 millones.) 어마어마한 액수다.


석유 절도를 막기 위해 AMLO 대통령이 낸 방안은 국영 석유 기업 PEMEX의 송유관 13개 중 최소 4개의 파이프를 닫고 대신 저유소나 유통센터를 통해서 석유를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많은 도시의 석유공급 차질 문제를 발생시켰다.



어떻게 해야 석유 절도가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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