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의 운명

예전에 읽고 좋아서 저장해 둔 글이었는데, 오늘 다시 꺼내 읽었다.

 

오은 시인이 경향 신문에 기고한 글로, 제목은 "부사의 운명"

 

부사의 역할과 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다.

 


매일 사용하지만, 같은 이유로 별생각이 들지 않는 게 바로 부사다. 뜻을 분명하게 하는 데 기여하지만, 없어도 문장을 해석하는 데 큰 지장을 주지 않는 품사다. 삶을 이끄는 것은 동사지만, 삶의 곳곳에서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은 부사 같다. “나는 네가 좋아”보다 “나는 네가 정말 좋아”라는 말이 더욱 강력한 것처럼 말이다. 단어는 뜻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바대로 묵묵히 자신의 소용을 다한다. “난데없이”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데려오고 “반드시”는 발음하면서 의지가 더욱 단단해진다.

 

 

생의 마지막에 만날 부사가 ‘결국’이 아닌 ‘마침내’이기를 바란다. 결국은 닥치는 것이지만, 마침내는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 원문]

 

 

[문화와 삶] 부사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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